Issue 159, Dec 2019
비관과 낙관이 혼재된 곳, 쾌락의 정원
Germany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2019.7.26-2019.12.1 베를린,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급변하는 지구환경에서 인류의 역사는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2000년부터 지질학자와 기후환경학자, 인류학자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던 질문은 근래 현대미술에서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엠블럼(emblem)을 붙여 자주 논의되고 있다. 인류세는 인간을 뜻하는 ‘anthropo’와 새로움을 뜻하는 ‘cene’이 결합한 것으로, 빙하기 이후 현재까지의 시간을 일컫는 ‘홀로세(Holocene)’와 구분하기 위해 제시된 지질시대 개념이다. 시점은 인류의 산업 활동이 기후변화와 생물 종의 멸종 위기를 야기시킨 때부터.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의 이기로 인해 인류 또한 불확실한 미래를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은 그만큼 예측 불가한 다양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이 상반된 세계가 변증법적으로 그려내는 제3의 풍경 말이다. 마틴 그로피우스바우(Martin-Gropius-Bau)의 기획 전시 '쾌락의 정원(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은 히에로니무스 보쉬(Hieronymus Bosch)의 회화에서 그 힌트를 얻은 것 같다.
● 박은지 독일통신원 ● 사진 Martin-Gropius-Bau 제공
Pipilotti Rist 'Homo sapiens sapiens' 2005 Audio-Video-Installation (Videostill) © Pipilotti Rist Courtesy: die Künstlerin, Hauser & Wirth und Luhring Augustine